1. 《해례본》이란 무엇인가
《훈민정음해례본》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사용 방법·철학적 배경을 집대성한 공식 해설서이다. 단순한 문자 표본이 아니라, 한 문자가 어떠한 과학적 논리와 인간적 사유 속에서 탄생했는지를 밝힌 세계 유일의 문자 창제 해설서라는 점에서 인류 문자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2. 과학성과 체계성의 결정체
《해례본》은 자음과 모음의 생성 원리를 발음 기관과 우주 질서(天·地·人)에 기반하여 설명한다. 이는 문자를 감각적 모방이나 관습의 산물이 아니라, 음성학·철학·자연관이 결합 된 체계적 설계물로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구조적 설명은 현대 언어학의 시각에서도 놀라울 만큼 정교하며, 『훈민정음』이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평가받는 핵심 근거가 된다.
3. 국가 책임과 인문정신의 선언
《해례본》에는 “백성이 말하고자 하나 제 뜻을 펴지 못함을 가엾게 여긴다”는 세종대왕의 문제의식이 분명히 담겨 있다. 이는 문자 창제가 단순한 문화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의 소통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정치·윤리적 선언이었음을 보여준다. 《해례본》은 문자에 대한 설명서를 넘어, 통치 철학과 인문 정신이 기록된 국가 문서이다.
4.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훈민정음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이는 한 민족의 문자가 보편적 인류 자산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특히 ‘문자의 원리와 철학을 스스로 기록한 사례’라는 점에서, 《해례본》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문화유산이다.
5.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
오늘의 사회는 다시금 소통의 위기와 언어의 불평등을 겪고 있다. 《해례본》은 이러한 시대에, 누구나 쉽게 배우고 사용할 수 있는 문자, 모두의 삶을 존중하는 언어 정책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해례본》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은 과거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언어와 공공성을 준비하는 일이다.
6. 맺음말
《해례본》은 한 권의 옛 책이 아니라, 문자·국가·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이 집약된 정신적 유산이다. 그 의미와 가치를 올바로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책임이자, 문화 주권을 지키는 길이다.
